도둑놈의 혼(魂)은 셋

   사람의 원래 혼(魂)이 두 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놈의 혼(魂)은 세 개랍니다.
   밤마다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낮에는 잠을 자는 어떤 도둑놈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이 도둑놈은 밤에 남의 집에 들어가서 돈이건 물건이건 제 것인냥 실컷 훔치고 나서 여느 때처럼 낮잠을 곤하게 자고 있었습니다.
   코를 골며 자는 도둑놈 옆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던 이 도둑놈의 아내가 무심코 자는 제 서방을 보니 조그만 생쥐 세 마리가 잠자는 도둑놈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망할 생쥐 놈들이 어딜 이리 돌아댕기냐.”
며 옆에 있던 대나무 막대기로 막 도둑놈에게 들어가고 있는 생쥐 한 마리를 때려 잡았습니다.
   막대기로 생쥐 잡는 소리에 잠이 깬 도둑놈이 일어나서 한다는 말이,
   “왜 이렇게 소름이 돋고 무섭지?”
하며 몸을 덜덜 떠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는 이 도둑놈은 남의 물건을 훔칠 생각을 전혀 못하게 되고 성실하게 살았답니다.
 
   사실 도둑놈의 몸으로 들어가려던 생쥐 세 마리는 그 도둑놈의 혼(魂)들로 도둑이 잠잘 때 잠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던 중에 도둑놈의 아내에게 들켜 혼(魂) 하나를 잃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혼(魂) 하나가 없어진 도둑놈은 그때부터 혼(魂)이 보통 사람들처럼 두 개만 남아서 감히 도둑질할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제보자 : 박종빈, 서종면 정배리 57세 남),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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