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팔짝 뛰어다니게 된 이유

   어느 날 참새가 날아다니며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는데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파리를 보았습니다.
   참새가 배가 고픈데 잘됐다 싶어서 잡아먹으려고 재빨리 파리에게 날아갔습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참새를 본 파리가 급하게 참새에게 소리쳤습니다.
   “야, 이놈아 잠깐만 기다렸다가 날 잡아먹든지 해라. 내가 너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네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파리의 말을 들은 참새가 조그마한 파리 주제에 자기에게 이놈 저놈 하는 것이 가소롭기도 하고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궁금하여
   “곧 내 뱃속으로 들어갈 녀석이 무슨 말이 그리 많으냐? 하지만 내가 워낙 성품이 너그러우니 너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마.”
하며 웃었습니다.
   파리가 참새에게 말하기를
   “사실 너나 나나 인간들에게 해롭기는 마찬가지라 둘 다 이 세상에 없어져야 할 종자들이다. 그래서 내가 죽는 것은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나보다 네놈이 훨씬 인간들에게 못된 짓을 하고 있는데, 네놈보다 내가 먼저 죽어야 하는 것이 너무 분하다.”
   파리의 말을 듣고 있던 참새가
   “이놈 파리야, 내가 무슨 인간에게 해가 된다고 그러느냐? 너야말로 더러운 똥 속에서 뒹굴다가 인간들이 먹는 음식에 앉아 더러운 똥이나 묻히고, 조용히 잠을 자는 인간들 옆에서 엥~하며 시끄럽게 굴면서 인간의 얼굴에 앉아서 간지럼을 태워 잠도 편하게 잘 수 없게 하는 네놈이 인간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니 네가 제 정신이 아니구나?”
하고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이에 파리가
   “내가 힘이 없어 너같이 못된 놈한테 먹히는 처량한 신세이기는 하지만 따질 것은 따져야겠다. 네놈이 나를 두고 한 말이 사실이기는 하다만, 네놈이 해롭지가 않다니 너무 뻔뻔하구나. 다른 것들도 있지마는 무엇보다도 네놈은 인간이 쉬지도 못하고 일년 내내 고생을 하며 거둔 곡식을 훔쳐 먹는 주제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
하고 파리가 겁도 없이 발끈하며 참새를 쏘아붙였습니다.
   이러쿵저러쿵 서로 말다툼을 하는데 싸우는 둘 옆으로 까치가 지나가다가 흥미롭게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싸우던 참새와 파리가 그 까치를 보고
   “까치아저씨, 우리 둘 중에 어느 놈이 더 인간에게 해로운 종자인지 좀 가려 주세요. 아저씨가 판결해 주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하니 까치가 웃으며
   “좋아, 너희 둘이 싸우는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봤는데 모두 맞는 말이다. 그래도 둘 중에 더 인간에게 해로운 종자를 굳이 가려야 한다면 그렇게 해주마. 그런데 일단 판결을 내리면 지는 쪽은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 되는데, 기꺼이 받겠느냐?”
   어차피 파리는 곧 참새에게 죽게 될 몸이라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참새도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재판을 질 까닭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까치와는 같이 하늘도 날아다니며 쌓은 친분도 있어서 분명히 까치는 자기편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하여 둘 모두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럼 이제 판결을 내리겠다. 그리고 둘 중에 재판에서 지는 쪽은 종아리를 맞아야 한다. 알겠느냐?”
   까치가 자못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니 참새와 파리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내 판결은 이렇다. 아무리 파리가 인간을 귀찮게 하고, 음식에 똥을 묻혀도 인간은 그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참새는 인간이 모진 고생을 하며 거둔 곡식을 공짜로 훔쳐 인간이 먹어야 할 것을 빼앗아 먹으니 그것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참새는 이제 이리 나와서 종아리를 대라.”
하고는 판결한 대로 까치는 참새의 종아리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참새는 한 대씩 맞을 때마다 아파서 팔짝 팔짝 뛰었는데 이때부터 참새가 팔짝 팔짝 뛰어서 다니기 시작했답니다.
 
 
출처 : 기전문화연구 제4집(양평군 청운면의 전래동화, 손동인),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