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왕굴 설화

   옥천면 용천리에는 ‘함왕굴’이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와 관련해서 오래 전부터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씨족사회였던 시기에 사나사(舍那寺) 계곡에는 함(咸)이라는 씨족이 무리를 지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큰 나라를 형성하여 살아가길 열망하였으나 무리 안에는 그들을 잘 이끌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에 잘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을 이끌 지도자를 보내달라고 하늘에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락의 평평한 바위에서 튼튼하고 총명한 눈동자를 가진 옥동자가 솟아 나왔습니다. 그들은 그 옥동자가 하늘이 자신들에게 내려 주신 지도자라고 믿고, 그 옥동자가 양근함씨의 조상이라고 여기며 성장할 때까지 잘 보살폈습니다. 성인이 된 그 옥동자는 왕으로 추대되었고, 열망하던 나라를 세우고 성(城)을 건설하여 나라의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번영를 누리던 양근함씨 일족들은 얼마 못가서 다른 씨족들의 침입을 받아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 놓은 성도 무너지고, 위대한 왕도 죽어 양근함씨들의 나라는 쇠락의 길을 걷다가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멸망할 무렵에 그 나라를 지나던 어떤 사람이 함씨 시조가 태어난 바위을 보면서 말하기를
   “어머니를 저렇게 버려두고 자기들의 나라만 번창하길 바라니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함씨 일족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함씨의 조상인 왕이 태어난 바위를 돌보지 않고, 밖에 두고 성(城)을 쌓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양근함씨 선조의 어머니 바위를 중심으로 성을 다시 쌓으려고 했으나 이미 왕도 죽고, 다른 지도자도 나타나지 않자 모두 성을 버리고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양근함씨 후손들이 다시 그 바위에 제사를 지내며 선조로 모시고 있습니다.

 
출처 : 전설지(제보자 : 권시용, 옥천면 용천리, 71세, 남),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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