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많은 여우가 까마귀의 고깃덩이를 빼앗다

   까마귀가 힘들게 구한 고깃덩이를 물고 나무 꼭대기에 올라갔습니다.
   그 아래로 지나가던 여우가 입맛을 다시며 까마귀를 보고 있다가 꾀를 내어 까마귀에게 얘기를 합니다.
   “여보게 까마귀 양반, 세상에서 당신 목소리처럼 아름다운 소리는 아마 없을 거야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당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한번만 들을 수 있다면 난 정말 행복할 것 같아.”
하니 까마귀가 여우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자신이 고깃덩이를 물고 있는 것도 잊은 채 한껏 뽐내며
   “까아악 까아악”
하고 울었습니다.
   그러자 까마귀가 물고 있던 고깃덩이가 땅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져 버렸습니다.
   나무 아래 있던 여우가 떨어진 고깃덩이를 냉큼 주워 먹으면서 하는 말이
   “까마귀 이놈아, 네 목소리가 좋기는 개뿔이 좋냐? 네 덕분에 잘 먹고 간다. 헤헤~”
하면서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갔답니다.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제보자 : 박종빈, 서종면 정배리 57세 남),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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