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바위 전설

   양동면 계정리에 있는 호랑바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옛날 한 선비가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데 날이 저물었습니다. 인근에는 인가가 보이지 않아 꼼짝없이 산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지만, 산이 워낙 깊고 험하여 산짐승들이 많아 선비는 산에서 자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산을 넘기로 하고 길을 재촉했습니다. 캄캄한 산길을 걸어 얼마쯤 지나 산중턱에 이르니 큰 바위가 보였습니다.
   이 큰 바위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는 동굴이 있다는 것을 아는 마을 사람들은 이 동굴 앞으로는 지나가지 않았지만,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선비는 이 바위를 지나 산 위로 다시 부지런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오르지 않아 선비의 귀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 깜깜한 밤중에 들리는 소리라  소름이 돋을 정도였지만, 용기를 내어 선비는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금 걷기 시작하는데 조금 전과 같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서 크게 눈을 뜨고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호랑이가 자신의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혼비백산한 선비는 얼른 옆에 있는 큰 소나무 위로 올라가서 몸을 숨겼습니다. 나무 밑에서는 호랑이가 크게 울면서 다른 호랑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윽고 많은 호랑이가 그 나무 아래로 몰려들었고 그중에서 날랜 한 호랑이가 나무 위로 단숨에 뛰어 올라 오들오들 떨고 있는 선비를 잡아채어 내려와 함께 있던 호랑이들과 그 선비의 몸통을 순식간에  뜯어먹고 나서는 웬일인지 선비의 머리통을 남겨 그 큰 소나무 가지에 걸쳐 놓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후로는 한동안 어느 누구도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몇 년이 지나 산골 처녀가 나물을 뜯으러 산에 갔다가 그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인적이 없는 깊은 산이라 나물이 여기저기에 천지로 널려 있어 열심히 나물을 뜯고 있다가 갑자기 섬뜩한 기분이 들어 주변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너무 깊은 산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무서운 생각에 급한 걸음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얼마 못가서 처녀는 혼비백산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큰 호랑이가 앞길을 막고 침을 흘리며 처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오금이 저리고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처녀를 호랑이는 한입에 물고 동굴로 돌아가 새끼들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전에 선비의 머리를 나뭇가지 위에놓았던 것과 똑같이 처녀의 머리를 선비의 머리가 걸쳐 있는 큰 소나무 가지에 선비의 머리와 나란히 놓았습니다.
   얼마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이 몰려가 호랑이를 죽이려고 호랑이가 살고 있는 바위를 중심으로 그 주위를 모두 태웠는데 호랑이의 혼이 나타나 며칠 동안을 원통하게 울었다고 합니다. 울음소리가 그치고 나서야 마을 사람들은 다시 이 호랑이가 살던 바위로 가보았습니다.
   나무, 호랑이 등, 주변이 몽땅 타서 새카맣게 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만이 멀쩡한 채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나무를 살펴보니 위에 가지에 남녀 머리 한쌍이 하나도 상하거나, 썩지 않은 채로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 머리를 잘 수습하여 호랑이가 살던 바위굴에 정성껏 합장시켜 준 뒤에 혼을 달래주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호랑바위라고 부르고 있는데 호랑바위 굴속에는 모래가 차 있으며, 선비와 처녀의 머리가 걸려 있던 큰 소나무도 아직 남아있다고 합니다.
 

출처 : 백운문화 6호(제보자 : 이성호, 양동면 계정리 49세 남),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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