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장사복이 천기를 살펴보니 어리골 본가에 도둑이 들어 가정에 환난이 닥칠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그래서 급히 서둘러 그날 밤으로 축지법을 써서 본가에 도착했습니다.
활을 들고 도둑을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자정이 조금 넘자 외양간의 작은 구멍으로 한 도둑이 살며시 머리를 디밀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장사복은 더 두고 볼 생각도 없이 힘껏 그 도둑을 향해 활을 쏘니 비명소리와 함께 도둑은 즉사하고 말았습니다.
장사복은 도둑을 죽이고도 화가 풀리지 않자 송도로 돌아가는 길에 도둑의 주검을 끌고 가서 한강물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송도로 돌아와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하게 자신의 직분으로 돌아갔습니다.
해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남편까지 잃은 그 아내의 처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처절했습니다.
비정하게 자신의 집 머슴을 죽인 일로 인하여 하늘의 노여움을 산 장사복의 가문은 당당하던 가세가 기울고 후손은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장사복의 집터도 무덤도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출처 : 우리고장의 문화재총람(양평군, 1984),정리 : 양평구비문학조사단
어리골 전설
고려시대에 강하면 동오리 어리골에는 장사복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서울인 송도에서 머물면서 말단 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장사복이 죽인 그 도둑은 바로 장사복 집의 충직한 머슴이었습니다. 해산한 그의 아내에게 끓여 줄 미역과 식량이 떨어져 한탄하다가 하는 수 없이 주인집의 쌀을 조금만 몰래 퍼내어 아내에게 주려고 했던 것인데, 천리안을 가지고 축지법을 쓰는 주인어른의 화살에 맞아 즉사하고 말았던 것입니다.